박용재 PJY


BEYOND

6th - 28th of April, 2024


소년시절 나는 자각몽을 자주 꾸었다.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와 다르게 꿈속에서의 내 모습은 용감하고 자유분방했다. 넘치는 호기심으로 햇살 가득한 초원을 누비거나, 비상한 색채로 물든 비밀의 숲을 탐험하기도 했다. 어린 나는 회색빛 도시에서만 살아왔지만 그 원초적 포근함에 본능적으로 끌렸다.


내가 꿈꾼 세상은 모든 것이 자유롭고 자연스러웠기에 현실을 도피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그럼에도 난 도심의 매캐한 매연, 빼곡한 빌딩 숲의 휘황찬란한 불빛, 윗집에서 먹먹하게 울리던 어설픈 피아노 소음까지, 현실에서의 삶 또한 사랑했다. 일상을 덤덤하게 살아가다 지칠 때면 꿈속에 숨겨 둔 나만의 아지트로 향하곤 했다. 그러나 꿈속에서의 무료함은 다시금 현실을 갈망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꿈에서는 현실을 그리고 현실에선 다시 꿈을 그렸다. 가끔은 그 둘의 기억이 혼재되어 내 존재가 모호해졌다. 사춘기 시절이 끝나며 나의 화려했던 이중생활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어른이 된 지금은 자각몽은 커녕 꿈조차 거의 꾸지 않는다. 잡념들이 많아지고 소소하고 소박한 기억들은 희미해졌다. 그럴수록 난 사라져 가는 소중한 기억들을 붙잡기 위해 붓을 쥐었다. 어릴적 꿈속에서의 나와 현재 현실에서의 나를 접붙여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다. 모두가 어린시절 꿈의 흔적을 찾아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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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 28th of April, 2024


소년시절 나는 자각몽을 자주 꾸었다.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나와 다르게 꿈속에서의 내 모습은 용감하고 자유분방했다. 넘치는 호기심으로 햇살 가득한 초원을 누비거나, 비상한 색채로 물든 비밀의 숲을 탐험하기도 했다. 어린 나는 회색빛 도시에서만 살아왔지만 그 원초적 포근함에 본능적으로 끌렸다.


내가 꿈꾼 세상은 모든 것이 자유롭고 자연스러웠기에 현실을 도피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그럼에도 난 도심의 매캐한 매연, 빼곡한 빌딩 숲의 휘황찬란한 불빛, 윗집에서 먹먹하게 울리던 어설픈 피아노 소음까지, 현실에서의 삶 또한 사랑했다. 일상을 덤덤하게 살아가다 지칠 때면 꿈속에 숨겨 둔 나만의 아지트로 향하곤 했다. 그러나 꿈속에서의 무료함은 다시금 현실을 갈망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꿈에서는 현실을 그리고 현실에선 다시 꿈을 그렸다. 가끔은 그 둘의 기억이 혼재되어 내 존재가 모호해졌다. 사춘기 시절이 끝나며 나의 화려했던 이중생활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어른이 된 지금은 자각몽은 커녕 꿈조차 거의 꾸지 않는다. 잡념들이 많아지고 소소하고 소박한 기억들은 희미해졌다. 그럴수록 난 사라져 가는 소중한 기억들을 붙잡기 위해 붓을 쥐었다. 어릴적 꿈속에서의 나와 현재 현실에서의 나를 접붙여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다. 모두가 어린시절 꿈의 흔적을 찾아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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