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iz
<Tavelogue>
May. 23 - Jun. 21, 2025
PG 갤러리는 2025년 5월 23일부터 총 4주간 시즈(Siiz, 1995) 작가의 개인전 <Travelogue>를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영국의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찰리 채플린은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Travelogue>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차용했다. 시즈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하나의 ‘거대한 여행기’라고 말한다. 찰리 채플린과 시즈의 말처럼 때때로 삶은 거대한 폭풍우 같기도, 거센 바람이 휘몰아 치는 바다 같기도 하다. 하지만 키(Steering wheel)를 놓치지 않을 때, 바다는 잔잔해지고, 따뜻한 햇살이 수면 위로 흐드러진다.
이번 여행기의 시작은 인간의 복잡한 삶과 감정에 대해서 희곡으로 풀어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The Tempest(폭풍우)> 에서 영감을 받았다. 갤러리 문을 들어서면 아직 채 열리지 않은 연극 무대 위 장막 사이로 잔잔한 새벽해가 관객을 맞이한다. <Circle>은 이번 전시의 전체적인 주제와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시그니처를 볼 수 있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 현실과 꿈을 이어주는 파랑새, 연극적인 장면 연출, 관객은 파랑새의 인도와 함께 과연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기분 좋은 긴장과 기대로 각자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연극이 시작됐다. 갤러리 왼쪽 안으로 몸을 돌리면 그레이하운드 두 마리가 나선형 계단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의 <Tempest in a fleeting moment>을 볼 수 있다. 창밖에는 잔잔한 바다 위 커다란 배 한 척이 보이고, 글로브가 걸려져 있는 나선형 계단은 외부로 이어지는 듯하다. 마치 유리로 조각한 듯 한 개 두 마리는 각자 창밖과 화면밖을 응시한다. 과연 어떤 꿈이 그들을 인도하고 있을까. 이번 전시의 장면들은 피카레스크식 구조를 띄고 있다. 사람, 동물, 자연이 각각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하나의 거대한 여행기가 완성된다.
오른쪽을 바라보면, 작은 이야기 하나가 기다리고 있다. 전시의 첫 영감이 된 희곡 <The Tempest>의 1막은 ‘바다 위, 배의 갑판: 요란한 천둥 번개 소리가 돌려온다.’로 시작한다. 풍랑 한 가운데에 있던 이들은 모르지만, 풍랑은 예견되어 있던 일이었다. 작품 <Ship in the bottle> 은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유리병 속에 들어 있는 배의 모습이다. 반짝이는 유리 표면과 그 위를 지나는 도마뱀, 먹구름 뒤로 보이는 햇살이 이 곳이 작은 유리병 안임을 보여준다. 유리병의 작은 흔들림에도 그 안은 거센 파도가 휘몰아 친다.
전시장 가운데, 복싱 글러브를 낀 채 허공을 응시하는 사람 한 명이 넓은 들판에 누워 있다. <Lake for humming> 은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복싱 글로브를 찬 인물을 등장시킨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마치 첫 경기에 나가는 운동선수처럼 긴장과 설렘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조금씩 익숙해질 때 즈음, 긴장은 풀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낯선 소음, 온전히 여행에 몸을 맡기는 순간이 온다.
20대 초반, 어린 작가는 현실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고민에 집중했고, 그 대안으로 잠깐의 안식처를 찾아 헤맸었다. 그리고 지금, 그때는 미처 몰랐던 삶을 대하는 자세, 삶의 주체가 ‘나’가 되었을 때 변화하는 현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면에서 시작하는 다채로운 ‘나의 여행기’가 현실의 키가 되길 바란다.
Works
Circle, Oil on canvas, 100.3×80.3 cm (40), 2025
SiizCircle, Oil on canvas, 100.3×80.3 cm (40), 2025
Tempest in a fleeting moment, Oil on canvas, 145.5×112.2 cm (80), 2025
SiizTempest in a fleeting moment, Oil on canvas, 145.5×112.2 cm (80), 2025
Lake for humming, Oil on canvas, 97×130.3 cm (60), 2025
SiizLake for humming, Oil on canvas, 97×130.3 cm (60), 2025
New beginning, Oil on canvas, 100×80.3 cm (40), 2025
SiizNew beginning, Oil on canvas, 100×80.3 cm (40), 2025
Sunset rush, Oil on canvas, 65.1×90.9 cm (30), 2025
SiizSunset rush, Oil on canvas, 65.1×90.9 cm (30), 2025
Dreaming dog, Oil on canvas, 116.8×91 cm (50), 2025
SiizDreaming dog, Oil on canvas, 116.8×91 cm (50), 2025
Moonlight, Oil on canvas, 72.7×60.6 cm (20), 2025
SiizMoonlight, Oil on canvas, 72.7×60.6 cm (20), 2025
Ship in the bottle, Oil on canvas, 72.7×60.6 cm (20), 2025
SiizShip in the bottle, Oil on canvas, 72.7×60.6 cm (20), 2025
Wavy night, Oil on canvas, 40.9×53 cm (10), 2025
Siiz Wavy night, Oil on canvas, 40.9×53 cm (10), 2025
Water drop, Oil on canvas, 31.8×31.8 cm (6), 2025
SiizWater drop, Oil on canvas, 31.8×31.8 cm (6), 2025
Look at the sky, Oil on canvas, 80 cm Tondo (40), 2025
SiizLook at the sky, Oil on canvas, 80 cm Tondo (40), 2025
Sugar Dice Mornings, Oil and charcoal on canvas, 53×53 cm (15), 2025
SiizSugar Dice Mornings, Oil and charcoal on canvas, 53×53 cm (15),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