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Residency Artists Group Exhibition


<Moment>

Artist: Seoho, Siiz, Sohui Jun, Jeongsu Park

Mar 7 - 29, 2025 


2023년 5월 운영을 시작한 PG 레지던시 by 플레이그라운드 프로젝트는 작가들과 함께 성장하며, 미술시장과 작가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PG는 컬렉터, 갤러리, 작가가 건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총 4명의 작가(박정수, 서호, 시즈, 전소희)가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각각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시대를 포착하고, 개별의 언어로 순간을 기록한다. 4명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그 모든 이야기는 찰나에서 시작된다. 2025년 첫 전시로 선보이는 그룹전 <찰나 Moment> 에서 작가들의 모멘트를 포착하길 바란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작업한다. 헝가리 출신의 미술사학자 아르놀트 하우저(Arnold Hauser)는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서 인간의 모든 예술은 그 시대의 정신과 사회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일례로, 인상주의 시대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대상을 그리지만, 도시의 풍경을 바꾼 증기기관, 야외작업을 가능케 한 물감의 휴대성, 완벽한 재현을 가능하게 한 사진기의 발명으로 ‘찰나의 인상을 담아내는’ 시대를 아우르게 된다. 이러한 비슷하고도 다른 양상에 대해 하우저는 인상주의가 “세상을 도시인의 눈으로 보고 외부 세계의 인상에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그룹전 <찰나 Moment>는 서로 다른 4명의 작가가 어떤 찰나의 인상에서 반응했고, 어떻게 시대를 담아내는지에 집중한다.


서호(Seoho)는 실재와 가상의 사이, 경험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위화감에 대해 탐구한다. 동시대에서 말하는 경험은 더 이상 직접적인 체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 공간에서의 직접적 경험, 온라인 장소에서의 간접적 경험, 그리고 개인의 상상이 복합적으로 얽혀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적 데이터로 축적된다. 작가는 ‘경험의 진정성은 얼마나 다양한 감각적 스펙트럼으로 기억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보다 많은 ‘찰나의 경험’ 집합 속에 살아 간다. 그리고 우리는 때때로 스쳐지나 간 게임 속 장면, SNS 이미지와 정보, 드라마 속 상황이 실제의 경험과 충돌하며 기억 속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한다. 가끔은 머릿 속 이 정보의 출처가 실재인지 가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전소희(Sohui Jun)는 아직 뿌리내지 못한 식물들의 초상을 그린다. 그는 도시의 식물을 마주칠 때면 나 자신을 마주하고 있음을 깨닫는다고 한다. 도시의 경관을 위해 가지런히 다듬어진 가로수, 누군가의 애정어린 손길을 받으며 자란 화분,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풀 한 포기, 이 모든 식물들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이처럼 작가의 작업은 일상을 살아가며 발견한 작은 풍경 속 경험에서 시작된다. 찰나의 순간들을 붙잡아 작업으로 남기며, 그 안에서 스스로 자립하고 있음을 새겨 넣는다. 어디론가 자리 잡을 곳을 찾으며 강한 생명력으로 꿈틀거리는 뿌리 형상은 현대사회 속에서 자립을 갈망하는 나와 사람들의 욕구이기도 하다.


시즈(Siiz)의 작업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이다. 꿈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은 새로운 찰나의 연속이다. 모든 것이 계획한 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찰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작가는 그 과정의 태도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은 본질적으로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여정이기에, 그 삶의 주인공이 현실을 설렘 가득한 모험으로 그려나가길 희망한다. 그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극적인 조명과 빛, 장막과 무대미술, 그리고 파랑새와 같은 장치는 현실의 순간들이 꿈처럼 펼쳐지길 바라는 작가의 연출이다. 작가가 연출한 화면이라는 무대 위에 있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설렘 가득한 이야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박정수(Jeongsu Park)는 지금 우리가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물들을 통해 시간의 축적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작업은 과거의 흔적에서 느껴지는 찰나의 인상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는 부서지고 수리된 역사적 흔적 안에 얽힌 사연을 들여다 보고, 흔적을 수집하고, 어떻게 역사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지 연구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산속에 매장된 답안지>는 창덕궁 일월오봉도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물건인 신문지와 과거시험 답안지가 발견된 사건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시대를 초월해서 존재해 온 사물들을 통해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관계 맺어야 하는지 동시대 작가적 시선으로 관객을 유도한다.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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