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YONG JAE
<We-An>
Nov.22 – Dec.20. 2025
차가운 공기에 자연스레 시선이 발끝으로 향하는 겨울의 초입, 11월. 피지갤러리는 2025년의 마지막 전시로 박용재 개인전 <We-An>을 선보인다. 총 11점의 작품이 11월 22일부터 12월 20일까지, 약 4주간 전시된다. ‘위안’과 ‘성숙’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를 느껴보길 바란다.
전시 제목 <We-An>은 작가의 오랜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박용재는 “나의 그림은 동경과 갈망을 담는 하나의 그릇이며, 무미건조한 일상과 다채로운 꿈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이다. 그림이 나의 위안이듯, 또 다른 이의 위안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말하는 위안은 단순한 격려나 위로에 머무르지 않는다. ‘스스로에 대한 위안’, 즉 자기를 향한 시선의 회복은 어린 시절로의 회귀를 넘어 성숙의 과정을 지향한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영어 단어 *wean* (젖을 떼다, 단념시키다, 단절시키다)은 작품 속에 담긴 ‘위안’의 의미와 ‘성숙’의 과정을 긴밀하게 연결한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존재한다. 그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타인으로부터의 단절은 자신을 다시 정의하려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성숙한 인간은 타인으로부터의 위로가 아닌, 자기 안에서의 위안을 발견할 수 있는 존재이다.
작품 <Paradise>의 인물들은 이러한 인간의 아이러니한 면모를 오롯이 드러낸다. 제목처럼 배경은 환상적이다. 동화 같은 공간 속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인물들은 다이빙을 준비하거나, 오리배를 타거나, 온천을 즐긴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언제나 ‘거리’가 존재한다. 자연과 서로의 존재가 있음에도, 인물들은 각자의 고요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바라본다. 아이처럼 영원히 꿈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여전히 타자의 시선 속에 놓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 경계에서 생겨나는 안정된 거리는,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한 시선을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꿈과 현실 사이의 그 틈에서 우리는 성숙하고, 그 속에서 위안을 얻는다.
작품 <We-An>은 해가 저물어가는 일상의 한 장면을 담는다. 하루를 마친 한 인물이 오늘도 어김없이 빨래방을 찾았다. 포근하면서도 건조한 공기는 외부와의 단절을 만들어낸다. 평화로운 일상의 순간이지만, 어딘가 고독해 보이는 인물은 깊은 사유에 잠겨 있다. 그 생각이 오늘 하루의 일일 수도, 다가올 내일의 불안일 수도, 혹은 아득한 옛날의 동경일 수도 있다. 문틈 사이로 피어오르는 꽃은 이곳이 단순한 현실의 공간이 아님을 암시한다. 결국 인간은 현재의 결핍을 인식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어린시절에 대한 동경과, 혼자라는 불안 속에서의 끊임없는 자기 회복은 스스로를 성숙의 길로 이끈다.
박용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감정의 틈새’를 보여준다. 그의 회화는 어린시절 순수함에 대한 동경과 현재에 충실하려는 성숙한 자아, 그 기로에 서 있는 나를 비춘다. 결국 인간에게 완전한 성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박용재의 회화는 우리가 그 간극을 응시하게 하며,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임을 스스로 자각하게 만든다. 그의 화면 속 고요한 인물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위안은 어디에 있는가?”
Works
Paradise, Oil on canvas, 145.5×112.1 cm (80F), 2025
PARK YONG JAEParadise, Oil on canvas, 145.5×112.1 cm (80F), 2025
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91×116.8 cm (50F), 2025
PARK YONG JAE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91×116.8 cm (50F), 2025
Paradise, Oil on canvas, 130.3×97 cm (60F), 2025
PARK YONG JAEParadise, Oil on canvas, 130.3×97 cm (60F), 2025
Floating dreams, Oil on canvas, 100×80.3 cm (40F), 2025
PARK YONG JAEFloating dreams, Oil on canvas, 100×80.3 cm (40F), 2025
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91×116.8 cm (50F), 2025
PARK YONG JAE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91×116.8 cm (50F), 2025
Fall in to a dream (diptych), Oil on canvas, 91×91 cm (50S each), 2025
PARK YONG JAEFall in to a dream (diptych), Oil on canvas, 91×91 cm (50S each), 2025
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116.8×91 cm (50F), 2025
PARK YONG JAELaunderette (Wean), Oil on canvas, 116.8×91 cm (50F), 2025
Floating dreams, Oil on canvas, Tondo 120 cm (80T), 2025
PARK YONG JAEFloating dreams, Oil on canvas, Tondo 120 cm (80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