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갤러리는 오는 4월 4일부터 26일까지 2025년 첫 기획전 <A Glimpse of Emotion>를 진행한다. 두 명의 작가 김자연, 김지원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총 24점의 회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를 통해 개인이 경험하는 감정과 감각이 회화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지에 집중한다. 감정은 직접적인 언어로도 표현이 되지만, 대상을 둘러싼 공간, 그날의 무드와 빛으로 투과되기도 한다. 또 한 편으로 세밀한 감정과 다층의 감각은 언어를 넘어 하나의 몸짓과 눈빛, 체온과 피부를 통해 전해지기도 한다. 공간과 개체, 두 명의 여성 작가가 느끼는 아름답고도 섬세한 감정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관람자의 언어로 해석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감정과 감각의 회화적 표현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 왔다. 그 중에서도 밀도 높은 감정을 표현할 때 오래 전부터 화가들은 여성을 등장시키곤 했다. 페터 크뢰이어의 <남쪽 해변의 여름 저녁>은 차가운 새벽녘 바다를 배경으로 하지만, 산책하는 두 여인의 뒷모습을 배치해 맑고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나리자> 한 사람을 화면 전면에 가득 배치하고 대부분의 힌트를 가려버린다. 그러나 모나리자가 가진 신비로운 미소 하나만으로도 관람객을 끌어당기긴엔 충분하다. 시대가 지나면서 감정과 감각의 회화적 표현은 재현적 요소, 여성, 색채와 추상과 같은 방식으로 다변화되었다. 그 중에서도 여성이 캔버스 밖의 주체로 등장하며 감정의 표현은 보다 다층적이고 주체적으로 확장됐다. 작가들은 붓을 잡으며 여성으로서 느끼는 아름답고도 두려운, 행복하고도 불안한, 부드럽지만 강인한 감정과 감각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전달한다.
김자연
김자연은 공간에 개인의 감정을 투과함으로써 실재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글을 회화의 재료로 차용한다. 글을 드로잉의 재료처럼 읽고 쓰며, 영원히 마르지 않는 재료인 흑연으로 옮기고, 유화의 재료적 특징을 이용해 페인팅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김자연은 실재하지 않는 공간과 무드를 시각화 시키고, 그 위에 개인의 심상과 감정을 투과시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가시적 구성원으로만 치부되는 경우가 있다. 개개인의 감정들, 보이지 않는 목소리, 감상적인 면모는 현대사회에서 마치 필요치 않은 것, 실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김자연은 이렇듯 가려진 개인의 감정을 존재하지 않지만 눈 앞에 보이는 공간 안에 담아 냄으로써 감정에 실존성을 부여한다. <P.l.4-5>에서 관객은 글과 그림, 공간과 감정을 아우르는 작가의 의도를 살펴볼 수 있다.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지르는 언어는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그려져 있다. 과거의 기록이 감각적으로 그려지며 무언의 잔상으로 남는다. 아득한 감정이 작가를 통해 은밀히 전해진다.
김지원
김지원은 신체를 통해 개인이 느끼는 아이러니한 감정과 감각을 대변한다. 작가는 신체 일부를 과도하게 확대하고 부각시킴으로써 관람객이 직관적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것을 방해한다. 관람객은 신체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아주 작은 부분부터 뜯어보며 질감 자체를 먼저 파악하게 된다. 작가는 파스텔, 콩테, 수채, 그리고 실을 가지고, 그리고 지우며, 찢고 붙이고, 태우고 문지르는 과정을 통해 마치 신체를 직조하듯 완성한다. 대담하게 그어낸 선, 고심하며 지워낸 흔적, 꼼꼼하게 꿰매어진 천의 흔적은 하나 하나의 작은 감정과 감각의 표현에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관람객이 그 이후에 인식하게 되는 전체의 형상은 오롯이 그 과정을 감내하고 있는 한 사람의 형상이다. 김지원의 작업은 감상이라는 알게 모르게 정해진 순서와 형식을 비틀어, 사회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도록 이끌어 낸다. 작가는 이렇듯 사회가 정형화시킨 아름다움 자체가 아니라, 다름, 상처, 고독을 끌어안고 그 안에서 피어난 진실된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것을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Works
P.I.4-5,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Jayeon KeemP.I.4-5,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P.I.4-5,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Jayeon KeemP.I.4-5,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P.I.4-2, Oil on canvas, 72.6×72.6 cm (30), 2025
Jayeon KeemP.I.4-2, Oil on canvas, 72.6×72.6 cm (30), 2025
P.I.4-1, Oil on canvas, 91×91 cm (50), 2025
Jayeon KeemP.I.4-1, Oil on canvas, 91×91 cm (50), 2025
P.I.4-3, Oil on canvas, 73×73 cm (30), 2025
Jayeon KeemP.I.4-3, Oil on canvas, 73×73 cm (30), 2025
P.I.4-4,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Jayeon KeemP.I.4-4, Oil on canvas, 60.5×72.6 cm (20), 2025
P.I.4-6, Oil on canvas, 60.5×73 cm (20), 2025
Jayeon KeemP.I.4-6, Oil on canvas, 60.5×73 cm (20), 2025
Struck the Tree, the Next One Bent, and the One After 나무를 내리쳤고, 옆에 있는 나무는 그 충격에 휘어, 또 그 옆에, Oil on canvas, 162.2×130.3 cm (100), 2024
Jayeon KeemStruck the Tree, the Next One Bent, and the One After 나무를 내리쳤고, 옆에 있는 나무는 그 충격에 휘어, 또 그 옆에, Oil on canvas, 162.2×130.3 cm (100), 2024
Naked Blue, Acrylic on canvas, 72.7×60.6 cm (20), 2025
Jiwon KimNaked Blue, Acrylic on canvas, 72.7×60.6 cm (20), 2025
Emotional Healing, Acrylic, thread, conte on hanji, 72.7×60.6 cm (20), 2025
Jiwon KimEmotional Healing, Acrylic, thread, conte on hanji, 72.7×60.6 cm (20), 2025
Untitled, Acrylic, oil pastel on canvas, 27.5×22 cm (3), 2023
Jiwon KimUntitled, Acrylic, oil pastel on canvas, 27.5×22 cm (3), 2023
The Nude, Watercolor, acrylic, conte on hemp paper bold, 31×41 cm (6), 2025
Jiwon KimThe Nude, Watercolor, acrylic, conte on hemp paper bold, 31×41 cm (6), 2025
BLISS & PAIN, Acrylic, pastel, conte on hanji, 235×240 cm, 2025
Jiwon KimBLISS & PAIN, Acrylic, pastel, conte on hanji, 235×240 cm, 2025
WOMAN, Colored pencil on hanji, 53×45.8 cm (10), 2023
Jiwon KimWOMAN, Colored pencil on hanji, 53×45.8 cm (10), 2023
The Nude, Acrylic on panel, 27.7×15.8 cm (3), 2024
Jiwon KimThe Nude, Acrylic on panel, 27.7×15.8 cm (3), 2024
The Nude, Acrylic on panel, 15.8×27.7 cm (3), 2024
Jiwon KimThe Nude, Acrylic on panel, 15.8×27.7 cm (3), 2024
In The Bath, Acrylic on hanji, 27×36 cm, 2025
Jiwon KimIn The Bath, Acrylic on hanji, 27×36 cm, 2025
Two Woman, Acrylic on hanji, 30×40 cm, 2025
Jiwon KimTwo Woman, Acrylic on hanji, 30×40 cm, 2025
Whirl 빔글빔글, Mixed media, 24×24.4×24.4 cm, 2024
Jayeon KeemWhirl 빔글빔글, Mixed media, 24×24.4×24.4 cm, 2024
K, Mixed media, 40.5×103×22.2 cm, 2024
Jayeon KeemK, Mixed media, 40.5×103×22.2 cm, 2024
Curled up 웅크린, Oil on canvas, 32×32 cm (6), 2023
Jayeon KeemCurled up 웅크린, Oil on canvas, 32×32 cm (6), 2023
Curled up 웅크린, Oil on canvas, 33.4×24.2 cm (4), 2023
Jayeon KeemCurled up 웅크린, Oil on canvas, 33.4×24.2 cm (4), 2023
Skin, Oil painting on canvas, 27.3×19 cm (3), 2024
Jiwon KimSkin, Oil painting on canvas, 27.3×19 cm (3), 2024
The Line, Pastel and conte on hanji, 38.5×53 cm (9), 2024
Jiwon KimThe Line, Pastel and conte on hanji, 38.5×53 cm (9),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