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GALLERY X CCC ART LAB

3 Japanese Artists from GINZA TSUTAYA BOOKS by CCC ART LAB

29th of June - 27th of July, 2024

PG GALLERY는 첫 해외 콜라보 그룹전으로 GINZA TSUTAYA BOOKS를 운영하는 미술 전문 기획사 CCC ART LAB과 일본의 신진작가 3인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3인의 작가는 낯선 대상을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표현한다. 세 작가가 바라보는 낯선 대상은 시대, 문화, 인상과 같은 비정형적인 것으로, 지금이면서 과거이기도 하고, 여기이면서 저기이기도 하며, 외부이면서 내면이기도 하다.

세 작가의 작업에는 인물과 동물, 캐릭터, 정체성이 모호한 대상이 등장한다. 타누키(Tanuki*)가 후카를 피우는 모습, 강아지를 안은 채 통화를 하는 인물, 우두커니 서 있는 대상의 뒷모습은 단순히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은, 귀엽고, 세련된 그림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젊은 세대가 직관적이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대상으로 이야기 되는 것처럼 피상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단순 명료함으로 포장된 젊은 세대가 가진 내면의 상반된 아이러니함은 동시대 작가들이 집요하게 파헤쳐야 할 낯선 대상이 되었다.

세 명의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와 인물을 그림으로써 현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지금이면서 과거이기도 하고, 여기이면서 저기이기도 하며, 외부이면서 내면이기도 하다. 사블로 미카와는 시크한 포즈를 한 알 수 없는 표정의 인물을 그린다. 작가는 배경을 최대한 배제한 채, 화면을 차분한 모노톤의 색으로 채우며 한 인물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그가 어릴 때부터 관심 가졌던 근현대 초기 회화, 부모님의 젊었던 70-80년대 사진, 패션 드로잉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미카와는 27살 늦은 나이에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어린 6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좋아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미카와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감각을 채운다. 작가는 켜켜이 쌓인 시대와 시간의 실루엣을 하나의 대상에 다층적으로 담아내며, 우리의 모습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다이스케 이노우에의 작업에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나른하게 누운 채 후카를 피우는 타누키이다. 그가 그려왔던 캐릭터는 일본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대상이었고, 지금은 타누키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친근한 대상과는 대조적으로 화면은 낯설다. 귀여운 모습의 타누키는 어딘지 모를 곳에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으로 관객에게 오묘하면서도 이질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일본인들에게 친근한 타누키의 모습과 상반되는 행위, 아시아 문화와는 또 다른 유럽과 중동 타문화권의 대상들을 더함으로써 익숙하면서도 낯선 화면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이노우에는 여기이면서도 저기이기도 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친근하게 때로는 낯선 모습으로 그려낸다.

사코 아라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꺼낸 인상을 외부와 조합하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내면의 인상이라는 낯선 대상을 형상화하여 화면에 이질감을 더하고, 익숙한 듯 낯선 공간에 관람자를 초대한다. 관객은 세련된 일상적 풍경에 단번에 매료되는 듯 하지만 다시금 낯선 공기를 직감하게 된다. 작가는 평면화된 배경, 비현실적인 색감, 현대적인 스틸컷 구도와는 반대되는 정통적인 재료를 사용함으로 대상과 이미지를 충돌시킨다. 외부이면서 내면이기도 한 곳, 여기가 실재하지 않음을 알게 될 때, 우리는 공허함을 직면하게 된다.

* Tanuki: 일본의 정령과 같은 것으로, 장난스런 모습으로 그려진다.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며 너구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Works

Installation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