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cco Arai
<The Silent Encounter>
Jul.5 – Aug.2. 2025
피지갤러리는 사코 아라이(Sacco Arai)의 한국 첫 개인전 <The Silent Encounter: 말없이 마주한 얼굴>을 개최한다. 전시는 7월 4일부터 8월2일까지 4주간 진행되며, 총 12점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아라이가 한국에서 3개월간 작업한 결과물이며, 이전과는 달라진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 제목 <The Silent Encounter: 말없이 마주한 얼굴>이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 문자 그대로 ‘침묵’이다. 일본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아라이는 언어가 주는 직접적인 거리감을 느꼈다. 최소한의 대화만을 해야 했고, 자연스럽게 적당한 거리가 생겼으며, 침묵 속에서 타인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이어졌다. 작가는 본래 자신보다는 타인을 관찰하며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화면에 담아 왔다. 그러나, 환경의 변화는 작업의 시각적인 변화로 이어졌다. 화면 가장 앞 또는 가운데 있던 인물은 뒤편으로 밀려났고, 오브제로 가려지거나, 포커스가 아웃되기도, 아예 화면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두 번째 ‘타인‘이다. <전체성과 무한>의 저자이자, 20 세기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나의 존재는 타자, 타인의 얼굴 앞에서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아라이는 타인을 기록하는 이유에 대해 “타자를 통해 나를 찾기도, 때론 그들의 야기를 하는 게 더 많은 세상을 마주하 게 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그리는 타인은 ‘너’와는 구별된다. 타자는 나에게 거리를 두고, 내가 예측할 수 있는 범주를 띄어 넘는다. 아라이에게 타자는 세계를 마주하는 창이자, 나를 정의하는 거울이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 <Three People in That Room>은 현재 작가가 마주하는 세계를 오롯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지난 3개월 동안 느낀 ‘타자와의 어쩔 수 없는 거리’를 인물들 간의 시선과 위치, 원경과 근경의 차단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한 공간에 있지만, 가장 먼 곳에 있는 듯한 세 사람 사이,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이러한 무드는 화면을 가득 메우는 타일 안에서 회오리 치는 듯하다. 작가는 “타일의 매끈한 표면이 평면성을 강화하고, 과하게 반듯한 형태가 눈 앞 세상과의 거리를 왜곡시킨다. 의도치 않게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라고 설명한다. 인물들 간의 거리, 그 사이의 사물들, 단절된 풍경 사이에서 세계가 표류한다.
또 다른 작품 <Gloomy day>는 작가의 위트가 담겨 있다. 회색빛 어두운 하늘에 벚꽃이 휘날린다. 벚꽃이 피는 실제 봄날과는 다른 분위기다. <Gloomy day>는 작가가 한국에 도착한 첫날에 대한 인상이다. 아라이가 도착한 한국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거세게 오는 날이었다. 꽃샘추위가 한창인 4월 초였다. 한국의 꽃샘추위(꽃을 시샘하는 추위)의 뜻을 듣고 시각화한 작품으로, 환각적이면서도 강렬한 색감이 돋보인다. 또한 작가는 의도적으로 정면의 여성을 다른 화지로 꼴라주 작업하여, 카메라가 포커싱 아웃된 상황을 연출했다. 관람자는 대상과 가까이 있지만 세 명의 시선이 서로 교차되는 아이러니함 앞에 있다.
Works
Three People in That Room,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116.7 × 91 cm (50F), 2025
Sacco AraiThree People in That Room,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116.7 × 91 cm (50F), 2025
Now It’s Time to Go Back to My Reality,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116.7 × 91 cm (50F), 2025
Sacco AraiNow It’s Time to Go Back to My Reality,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116.7 × 91 cm (50F), 2025
Two Windows,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91 × 116.7 cm (50F), 2025
Sacco AraiTwo Windows,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91 × 116.7 cm (50F), 2025
The story of the night, Washi paper, mineral pigment, 116.7 × 91 cm (50F), 2023
Sacco AraiThe story of the night, Washi paper, mineral pigment, 116.7 × 91 cm (50F), 2023
Gloomy Day,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91 cm (30F), 2025
Sacco AraiGloomy Day,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91 cm (30F), 2025
Mysterious Mountain,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91 cm (30F), 2025
Sacco AraiMysterious Mountain,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91 cm (30F), 2025
Curtain,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60.6 × 72.7 cm (20F), 2025
Sacco AraiCurtain,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60.6 × 72.7 cm (20F), 2025
A dog,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60.6 cm (20P), 2025
Sacco AraiA dog,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60.6 cm (20P), 2025
Vase,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60.6 × 72.7 cm (20F), 2025
Sacco AraiVase, Wash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60.6 × 72.7 cm (20F), 2025
Night on Seoul,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60.6 cm (20F), 2025
Sacco AraiNight on Seoul, Hanji paper, mineral pigment, dyed mud pigment, 72.7 × 60.6 cm (20F), 2025
Just Red Shoes,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45 cm (10F), 2025
Sacco AraiJust Red Shoes,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45 cm (10F), 2025
Beyond the Sea,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45 cm (10F), 2025
Sacco AraiBeyond the Sea, Washi paper, mineral pigment, 53 × 45 cm (10F), 2025